
안녕하세요 장인닥터 조사부, 조현진 원장입니다.
오늘은 제 블로그, 유튜브 그리고 진료 현장에서 환자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원장님, 제가 임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보톡스, 필러, 스킨부스터 시술을 받아도 괜찮을까요?”
위와 같은 질문입니다.
임신을 준비하거나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당연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인데요.
보통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준비 중인 단계에서는 시술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지요?
오늘은 의학적으로 조금 깊게 들어가서, 이 시기에 피부 시술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고 혹시 모르고 시술을 받았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내용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자세하게 정리가 되어 있으니, 영상이 편하신 분들은 위의 영상을 시청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임신 초기의 태아 상태

임신은 [수정 – 착상 – 태아 발달] 이렇게 3단계로 진행됩니다.
수정 – 난자와 정가자 나팔관에서 만나 수정을 이룸
착상 – 수정란이 자궁 내막에 자리를 잡는 과정
나팔관에서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되고, 3일 정도가 지난 후 착상이 자궁 안에서 일어납니다. 이 착상이 되는데도 보통 3일 정도가 소요되고요.
그래서 수정이 된 후 착상이 되기까지는 보통 1~2주 정도가 소요됩니다.
이 시기를 의학적으로 all or none period라고 부르는데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라는 의미인데, 이 때 생긴 문제가 아주 치명적이라면 수정란은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그렇지 않다면 정상 발달로 넘어가게 되는 시기)
이 기간에는 모체와 수정란 초기 배아가 혈액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물질의 확산을 통해서 교류가 될 수 있긴 하지만, 태반을 통해서 모체와 태아와의 교환이 되는 혈액 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는 시기이기 때문에 수정이 되고 착상이 되는 맥시점 2주 정도까지는 모체에 약물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태아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음 생리 예정일 이전에 보톡스, 필러, 스킨부스터 등 시술을 받았다면 이런 경우에는 물질 교환이 없기 때문에 태아에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지요.

다만, 수정이 되고 2주 ~ 8주를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인 ‘기관 형성기’라고 부르는데요.
이 시기는 배아 조직의 분화가 가장 빠른 시기로서 기형 유발 물질에 취약하기 때문에 임신 주수로 12주 안쪽까지는 매우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태아기’는 수정 후 8주 ~ 출산까지를 의미하고 이 때에는 구조적인 기형 유발보다는 성장과 기능에 영향을 주고 정신 지체, 행동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고요.
임신 준비 중 주사 시술의 위험성

그렇다면, “임신 준비 중일 때에는 시술을 받아도 되는 것인가? “
아마 이런 궁금증이 생기실 것 같은데요.
보톡스의 경우, 임신 중 안정성이 입증된 연구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톡스는 체내에 들어와도 전신 흡수는 거의 없고 주사 부위 근육 주위에만 작용을 하고 혈류로 들어가는 양은 극히 미비합니다.
필러도 마찬가지입니다. 히알루론산(HA) 계통의 필러는 피부에 국소 주입이 된 후 전신으로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론상 태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의학적 원칙은 임신 가능성이 있다면
이러한 시술을 피하는 것이 좋겠죠.
그 이유는 성분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시술로 인해 혹시 모를 부작용이 발생하고, 부작용으로 인해 다른 처치가 필요할 때 약물 처방, 응급 조치가 제한되는 상황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르고 맞았다면 모를까 임신 준비 중인 단계에서 일부로 시술을 받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이고요.
“원장님, 저는 모르고 시술을 받았는데..”
“모르고 약을 먹었는데.. 괜찮을까요?”
간혹, 모르고 임신 전후로 보톡스, 필러, 스킨부스터 같은 시술을 받으셨거나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에는 ‘반감기’라는 개념을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반감기(Half-life)에 대한 이해

반감기(Half-life)란 약물이 체내에 들어와서 들어간 용량에 비해서 농도가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반감기에서 4~5배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약물이 체내에서 대부분 사라지는 것으로 간주하고요.
예를 들어 보톡스의 혈중 반감기는 매우 짧고 근육 내 작용으로 국소적이며, 히알루론산 필러는 분해가 되어 자연스럽게 몸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제거가 됩니다.

임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약물들이 있는데, 제일 이슈가 되는 것이 ‘여드름 약’이죠?
로아큐탄, 이소티논 같은 피지조절 억제제가 있는데 로아큐탄의 경우 문헌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반감기가 12시간, 18~20시간, 90시간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로아큐탄의 반감기를 가장 긴 90시간이라고 가정하고 계산을 해볼게요.
90×5 ÷24 = 18.755
즉, 로아큐탄 같은 여드름 약을 먹고 19일 정도가 지나면 몸에서 약이 거의 사라진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여드름 약을 먹고 피임을 한 달 이상 해라. 라는 이야기는 이런 계산을 통해 나온 이야기라고 볼 수 있고요.)
임신 준비 중인 단계에서 약을 복용했다면, 이런 반감기를 이용해서 체내에 없어지는 시간을 계산한다면 내가 마지막으로 약을 복용한 시기에서 어느 정도는 임신을 피해야 한다는 계산을 할 수 있겠지요?
임신 중, 준비 단계 시술에 대해..

자, 오늘 내용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일단, 임신 전 시술은 원칙으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모르고 시술을 받아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사실 태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적고 특히 예정 생리일 이전에 받은 시술들은 태아에 거의 영향이 없다. 이렇게 이해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임신 전에 어떤 약물을 복용했다고 하면 반감기를 이용해서 그 날짜만큼 시간이 지난 후에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제가 오늘 준비한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내용이 임신 중 시술을 고민하고 계셨던 분들, 임신 준비 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인닥터 조사부 올림.
